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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53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스웨덴 사회의 가치에서 내가 배운 것


대학 졸업 후 스웨덴으로 유학을 온 지 2년째다. 6월 석사졸업을 앞두고 있다. 앞으로의 진로를 고민할 때는 온갖 걱정과 불안에 압도되어, 대학 졸업반 때 방황했던 모습과 겹쳐지기도 한다.
석사라는 학업 타이틀을 하나 더 달았지만 여전히 미래에 대한 불안과 걱정이 밀려들어오는 것을 느낄 때면 스스로 강해지고 성장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깨닫는다. 여전히 갈대처럼 흔들릴 때가 많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학 기간 동안 나는 잃은 것보다 얻은 게 많다.

유학 결심 후 단 2개월의 준비 기간, 대학원 장학금까지
내가 목표한 석사 프로그램 정규 학기는 2016년 8월에 시작되는데, 스웨덴 대학원 원서 접수 마감은 1월 중순이었다. 본격적으로 유학 결심을 한 때가 2015년 11월 중순이었으니, 내게 주어진 유학 준비 시간은 단 2개월이었다. 유학 결심이 늦었기에 대학원 진학에 필요한 공인 영어 점수는 물론 이력서와 에세이 등 준비된 것이 하나도 없었다. 더군다나 스웨덴 정부 장학금까지 준비하기에는 빠듯한 시간이었다.
반갑게도 12월 스웨덴 대학들이 참가한 유학 박람회가 내가 재학 중인 경희대에서 열렸다. 스웨덴 유학생이 흔치 않았고, 스웨덴 유학에 대한 정보도 별로 없었기에 박람회에서 만난 스웨덴 대학 관계자는 유학을 준비하는 데 큰 도움을 줬다. 그들은 학사학위로 지원 가능한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제공했다. 또한 박람회에서 받은 명함 덕분에 유학 준비 중 궁금한 사항들을 이메일로 문의할 수 있었다. 빠듯한 시간이었지만 준비를 빠르게 해나갈 수 있었다.
스웨덴의 경우 다른 나라와 달리 석사 지원은 정부가 관리하는 대학 지원 사이트(universityadmissions.se)에서 원서를 접수해야 한다. 4곳의 석사 프로그램을 선택해 지원하는데, 우선순위가 중요하다. 1지망으로 지원한 대학이 가장 먼저 평가하며, 1지망에 합격하면 하위 지망은 자동으로 효력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나와 사회를 바라보는 관점 넓힌 유학 생활
나는 스웨덴에서 관광학 석사과정을 하고 있지만 스웨덴이 타 유럽 국가에 비해 관광업이 발달한 나라는 아니다. 고백하자면 나는 석사 자체의 목적보다는 스웨덴이라는 나라가 좋아 석사라는 수단을 택했다. 평소 학업적인 궁금증 외에 스웨덴 사회가 추구하는 가치나 시스템, 스웨덴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고 어떤 삶을 꾸려나가는지에 관심이 많았기 때문이다.
스웨덴은 타인의 개성을 굉장히 존중하는 사회다. 한국은 외모, 몸매 등 외적인 부분을 중요시하고 남에게 좋은 인상을 주기 위해 자신을 꾸미고 노력한다면, 스웨덴은 개성을 존중하는 분위기 속에서 스스로의 개성을 찾고 드러낸다.
또한 양성평등 선진국이라 여성들은 가정에서나 사회에서 다른 나라보다 지위가 상대적으로 강하다. 어디에서나 자신의 목소리를 적극적으로 내며, 정부와 시민단체에서도 여성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정책에 반영하고자 노력한다. 여성의 사회 진출이 활발하고, 아빠 육아휴직 제도도 보편화돼 있다.
스웨덴에서 유학 생활을 하며 일상에 감사했다.내 삶과 내가 살아가는 사회에서 가정의 행복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은 시간이었다.
한국에서는 학교, 학원, 취업 준비 등 다양한 핑계로 가족과 함께 보내는 시간이 거의 없었다. 미래의 무언가를 위해 가족과의 행복을 뒤로 미루는 한국과 달리 스웨덴은 가족과 보내는 시간과 행복을 중시한다.
동양권 문화보다 개인적이고 가족 간의 관계가 덜 끈끈할 거라는 예상과는 전혀 달랐다. 나도 그들과 함께 ‘지금의 행복’ 을 위해 노력하고 고민하는 중이다. 유학 갈 나라를 결정할 때 전공뿐 아니라 사회 분위기, 가치관도 중요한 요소라는 걸 기억하면 좋겠다.



유학의 목적, 진지하게 고민하길
어느 나라로 유학을 생각하든 각자의 목적이 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학위 자체에, 어떤 이는 나처럼 그 사회에 대한 관심으로 정착까지 생각할 수 있다. 목적이 무엇이든 각자의 목표를 분명히 하고 유학을 떠난다면 분명 그곳에서의 생활이 자신의 인생에 큰 전환점이 되고 새로운 기회를 줄 거라 믿는다.
단, 그 길이 결코 쉽지 않다. 현실적으로 이방인이기에 언어와 문화에 익숙하지 않고, 한국과 다른 공부 방식이 당황스럽기도 하고, 비자나 취업 문제 등도 쉽지 않다. 어느 하나 수월한 게 없지만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듯이 유학은 새로운 삶을 제시할 것이다.
유학 생활은 학업에 대한 성장뿐 아니라 인생에서의 중요한 가치를 깨닫는 소중한 시간이 되리라 생각한다. 다만 유학만 다녀오면 모든 일이 잘 풀릴 거라는 환상은 절대 금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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