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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61호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연휴 아닌 라마단 기간 다름 배우는 아이들



말레이시아는 다른 나라와 달리 5월에 특별한 연휴가 없다. 국제학교 학생들은 AP 시험으로 오히려 공부에 부담을 느끼는 시기다.
특히 올해 5월은 다른 나라처럼 흥겨운 분위기를 찾아보기 어렵다. ‘라마단’ 기간이기 때문. 라마단이란 이슬람교에서 중요시하는 일종의 종교적 관습으로 한 달간 일출부터 일몰까지 금식하는 기간을 말한다. 식당들도 문을 닫다 보니 거리도 한산하다. 한국에서처럼 쉬는 날은 없지만, 일상 속에서 다양한 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시기가 말레이시아의 5월이다.


말레이시아 학교의 단기방학은 3·4월
대다수 나라에서 5월은 연휴가 많은 달이지만 말레이시아는 다르다. 만국공통인 노동절 하루만 휴일이다.
단기방학은 현지 학교나 국제학교 모두 3·4월에 한다. 현지 학교를 포함한 모든 학교에서는 학기마다 일주일 정도의 단기방학을 실시한다. 얼핏 빨라 보이지만, 학사 일정을 고려하면 연휴와 재량휴업이 몰려 있는 우리의 5월과 유사한 시기다.
말레이시아 현지 학교는 보통 1월 2일 새 학기를 시작해 7~8월 중 2주, 12~1월 중 한 달 가량을 방학으로 보낸다. 1년 내내 더운 나라라 우리나라처럼 여름·겨울방학으로 구분하지 않고, 학사 일정을 중심으로 학기 중간, 학년 말로 구분해 방학을 정한다. 그래서인지 우리나라의 연초 같은 어수선한 분위기가 11~12월에 있다.
단 아이들이 현지 학교에 다녔을 때나 현재 재학 중인 국제학교에서도 체험 활동이나 체험 학습 같은 용어는 따로 들어본 적이 없다. 국제학교의 경우 교내에서 다양한 실험·실습 수업과 봉사활동이 일상적으로 진행되고, 현지 학교는 학습 위주의 학교 수업 비중이 높아 가정에서 따로 신경 쓸 일이 없기 때문인 것 같다.
사실 우리 아이들 같은 국제학교 학생들에게 5월은 다소 부담스러운 시기다. 영국은 물론 중국이나 중동 등 본교가 위치한 국가가 다양해 학교마다 교육과정이나 문화 차이가 크긴 하지만, 5월에 고학년들에게 중요한 시험을 치르는 곳이 많다.
예를 들어 큰아이가 다니는 미국계 국제학교는 대학 입학에 영향을 미치는 AP 시험을치른다. 페낭 유일의 미국계 학교인 큰아이 학교는 한국 학부모들의 선호도가 높고, 실제 학생 비율도 한국인이 미국인 다음으로 높다. 같은 서구권 출신 학교지만 영국계 학교와도 차이가 있고, 준비하는 시험도 다르다. 큰아이의 학교는 해마다 5월 중순쯤 미국 AP(Advanced Placement) 시험을 2주가량 진향한다. AP는 10학년(대략 고 1)부터 수강을 신청할 수 있는 대학 수준의 수업이다. AP 성적이 우수하면 대학 입학 시 유리하기 때문에 학생들도 긴장한다.
작은아이가 재학 중인 영국계 국제학교는 마지막 학년인 11학년생을 대상으로 IGCSE라는 졸업시험을 5월에 치른다. 페낭에는 내가 이름을 들어본 학교만 8곳일 정도로 국제 학교가 많아, 5월을 휴일보다는 시험 기간으로 생각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생소한 라마단 문화 엿볼 수 있는 5월
단, 올해 5월은 여느 때와 다른 점이 하나 있다. 우선 선거 때문에 하루 휴교한 학교가 많다. 우리와 달리 선거 날이 임시공휴일이 아니라서 회사 근무는 정상적으로 한다. 우리 나라라면 저학년 맞벌이 부부의 항의가 상당할 것이다.
5월 중순부터 라마단 기간도 시작됐다. 라마단은 이슬람교에서 행하는 한 달가량의 금식 기간을 말한다. 이슬람력으로 라마단 기간을 정하기 때문에 해마다 열흘 정도 빨라진다. 이때 모든 이슬람교도들은 일출에서 일몰까지 매일 의무적으로 단식한다. 해가 떠 있는 낮 시간에는 음식은 물론 물도 마실 수 없으며, 해가 지면 금식을 중단한다.
이 기간, 늦은 오후에 대형 마트에 가면 음식 재료를 카트 가득 구매하는 현지인을 자주 만난다. 하루 종일 굶주린 만큼 성대한 저녁 만찬을 준비하는 듯하다. 또 식당들도 거의 문을 닫아 거리는 더 한산해진다. 만약 이슬람 국가 여행을 계획한다면 이 시기를 추천한다. 관광지나 도로가 한산하고, 항공료도 저렴해 편하게 여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아시아권이지만 문화의 차이만큼이나 한국과 말레이시아의 학교생활은 다르다. 두 딸은 말레이시아 현지의 이슬람 문화, 국제학교의 미국·영국식 교육과정, 가정에서의 한국 문화까지 여러 문화가 복잡하게 얽힌 환경에서 자라고 있다. 하지만 유연한 현지인과 학교 문화 덕분에 혼란스러워하기보다 ‘차이’를 ‘다름’으로 자연스럽게 인정하고 받아들이며 성장하는 것 같다. 나도 미처 몰랐던 현지 문화나 인접 국가 예절을 가르쳐주기도 할 정도다. 이따금 향수병에 지치는 엄마보다 더 열려 있고 성장하는 아이들이 뿌듯하다. 어린 시절의 다양한 경험과 체험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닫는다. 물론 앞으로 난관이 없지 않겠지만, 지금의 경험이 아이들의 삶에서 소중한 자산이 되라리 믿는다.




1. 말레이시아 교육부의 공문.
선거 날 현지 학교의 문을닫는다는 내용이다.
2. 2018년 5월에 실시하는 AP 시험 스케쥴.
3. 스승의 날과 어머니의 날은 한국처럼 5월에 있다.
스승의 날 보낸 학부모들의 축하카드.
4. 방학때 아이와 함께 다녀온 태국의 아름다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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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2018년 05월 861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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