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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6호

교육과정과 수능 엇박자 속

선택 과목 결정 앞둔 고1을 위한 조언!

고1이 치르는 2021학년 수능은 영역별 출제 범위에 변화가 있을 뿐 체제는 지금과 같다.
정시뿐 아니라 수시 학생부 전형과 논술 전형 등 전형에 따라서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이 관건인 만큼 수능 경쟁력을 확보해야 유리하다. 고1은 바뀐 교육과정에 따라 2학년 때 배울 일반선택 과목까지 결정해야 하는 상황. 내신을 고려하되 수능과의 연계성까지 염두에 두고 과목을 선택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고1의 수능 영향력과 선택 과목에 따른 변수 등을 짚어본다.
취재 홍정아 리포터 jahong@naeil.com 도움말 강인환 교감(서울 배명고등학교)·김병진 소장(이투스 입시평가연구소)·김상래 교사(서울 한서고등학교 교무부장)·김용진 교사(서울 동국대학교사범대학부속여자고등학교)·김진훈 교사(서울 숭의여자고등학교)·주석훈 교장(서울 미림여자고등학교)·임병욱 교장(서울 인창고등학교)


수능 vs 선택 과목 그것이 문제로다
“엄마, <경제> 수업 꼭 듣고 싶었는데 어려울 것 같아요. 3학년 땐 수능 사탐 문제 풀어야 하잖아요?” 얼마 전 고1 아이가 학교에서 2학년 때 배울 사회탐구 선택 과목 4개 중 3개를 고르는데 선택지에 <경제>가 없어 속상해했던 일이 있습니다. 수능에서는 선택하지 않을 <경제> 수업을 굳이 3학년 때 들어야 할 지 고민스럽다는 거죠. 수능과 선택 과목의 안배, 어떻게 해야 정답일까요? 공감하는 학부모님이라면 이번 기사를 참고하시길 바랍니다.
홍정아 리포터



“수능 범위에서 <기하>가 빠지긴 했지만 공대 진학을 희망하는 아이 입장에선 수시 전형의 학생부 평가까지 염두에 둬야 하니 고2 선택 과목을 어떻게 정해야 할지 혼란스러운 듯하다. 아직 지원 전형을 결정하지 않은 상태라 어찌 됐든 수능은 끝까지 잡고 가야 한다는 부담도 만만치 않은 것 같다.”
_ 이수진(49·경기 고양시 일산동)


최근 각 고교에서는 1학년을 대상으로 선택 과목에 관한 가수요 조사를 실시했다. 2학년 이후부터 희망하는 과목을 정해 배우게 된다. 하지만 수능 출제 형식은 기존과 같고 학교에서 배우는 교육과정은 새롭다 보니 교육과정과 수능의 엇박자 상황이 발생한다. 대부분의 고교가 내놓은 선택과목에 대해서도 새 교육과정을 배우고 있는 게 맞나 싶을 만큼 기존 과목과 다를 게 없어 실망스럽다는 소리가 들린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표방하는 ‘학생 과목 선택권 보장’과 현실의 괴리는 왜 생길까.


진로·적성 고려한 과목 선택? 수능 과목 제외하면 선택 폭 좁아
일선 고교는 학생의 진로와 적성에 따라 과목 선택권을 보장해야 한다는 기본 원칙하에서 교육과정과 수능 영역 과목을 고르게 안배해야 하는 게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을 운영하는 서울 한서고 교무부장 김상래 교사는 “2021 수능 출제 범위가 확정 발표된 뒤 이에 맞춰 교육과정 편성표를 다시 짰다. 학교 지정 과목 안에 수능 과목을 배치하고, 2, 3학년 어느 학기에 이 과목을 배워야 학생들에게 현실적으로 도움이 될지 등을 판단했다. 내년에 학생 선택형 교육과정이 확대되면 더 많은 고교에서 학생의 과목 선택권이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학생의 과목 선택권을 어느 정도까지 보장해줄지는 고교 유형이나 각 학교의 상황에 따라 달라진다.
이와 관련해 서울 미림여고 주석훈 교장은 “2015 개정 교육과정은 2009 개정 교육과정에 비해 필수 이수 단위(1단위=일주일에 50분 수업 한 번)가 늘었다. 고교 3년간 총 이수 단위 중 필수 이수 단위가 94, 학생이 선택할 수 있는 단위가 86이다. 한국사와 과학탐구실험 등의 공통 과목이 신설된 영향이다. 총 이수 단위는 바뀌지 않고 필수 공통 과목이 늘어났으니 결과적으로 학생이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는 단위 수는 8단위 줄어든 셈이다. 여기에 선택의 여지없이 들어야 하는 수능 과목까지 더해지면 자율적으로 고를 수 있는 과목 수는 더욱 줄어든다. 예를 들어 탐구교과 과학에서 <물리> <화학> <생물> <지구과학> 4개 과목 중 3개를 고르도록 하는 학교처럼 선택지가 적을수록 수능 과목으로의 쏠림 현상은 당연하다. 학생들에게 자율적으로 과목을 선택하라고 하면서도 현실적으로는 더 어렵게 됐다.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성공하려면 교과 영역별 필수 이수 단위 등 교육과정 재검토나 수능 개편이 불가피해 보인다”고 밝혔다.


학생부 중심 전형 희망한다면 수능 과목에만 연연 말아야
그렇다면 고1 학생은 내년부터 배울 선택과목을 결정할 때 어떤 부분을 염두에 둬야 할까. 탐구 교과의 경우 진로에 대한 확신이 있다면 좋겠지만 그렇지 않더라도 자기가 좋아하고 관심 있는 과목 중심으로 시간표를 짜되, 지금처럼 문과 이과 식의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넓은 안목이 필요하다.
상대적으로 수능 중심 전형보다는 학생부 종합이나 교과 등 학생부 중심 전형을 염두에 둔 고1 학생이 선택과목을 결정하는 게 더 녹록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 동국대사대부여고 김용진 교사는 “수능 기반의 정시 위주로 입시를 지도하는 고교를 포함해 대부분의 학교가 일반선택 과목 안에서 수능 영역을 대비할 수 있게 교육과정을 설계한다. 만약 수능 출제 범위에는 포함되지 않지만 내가 듣고 싶은 과목이 우리 학교에 없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희망하는 전공 공부에 꼭 필요한 과목이라고 판단된다면 주변 학교와 연계한 학교 연합형 교육과정이나 혹은 거점 학교 수업을 활용하는 것도 권할 만하다. 실제로 학생의 이러한 노력은 대학의 전공 적합성 평가 측면에서 유리하게 작용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수능 출제 범위 과목 vs 그렇지 않은 과목 균형 잡기
수능 출제 범위에 있는 과목과 그렇지 않은 교과과정의 과목은 어떻게 안배해야 할까. 서울 숭의여고 김진훈 교사는 “아직 고1인 만큼 지원 전형에 관계없이 충실한 학교 공부가 기본이다. 다만 진학 희망 학과나 진로에 따라 과목을 취사 선택하는 전략도 필요하다. 이공 계열의 필수 과목으로 여겨지는 <기하>의 경우 2021 수능 출제 범위에서 빠졌다. 하지만 그 과목의 이수와 성적 여부가 학생부 평가 단계에서 학업 역량과 전공 적합성 등의 판단에 주요하게 활용될 수 있다. 수능 출제 범위는 공통 과목과 일반선택 과목으로 구성되지만, 그 기초 위에 진로선택 과목으로 자신을 차별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건축학과에 학생부 종합 전형으로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기하>를, 경영·경제학과에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경제수학>을, 자연과학부에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과학사>나 <과학Ⅱ> 과목을, 영문과에 지원하려는 학생이라면 <영미 문학 읽기> 과목을 수강하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김 교사는 “이런 방법의 선택 과목 수강은 수능 출제 범위 포함 여부와 상관없이 학생부 종합 전형에서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수능 출제 범위에 따른 학습 계획을 세워 성실히 실천하는 한편, ‘수능 출제 범위가 아니니 공부하지 않아도 된다’는 식의 판단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아직까지는 수능 최저 학력 기준을 요구하는 대학이 있는 만큼, 수능이라는 전형 요소가 정시에만 활용될 것이라는 안일함도 경계해야 한다.





정시 전형 준비하는 고1, 일단 학교 공부 충실히!
고등학교 1학년 1학기 내신 결과에 좌절해 정시 전형으로 마음을 굳혔다는 ‘정시 파이터’들이 간혹 있다. 내신과 비교과를 버리고 정시, 즉 수능 공부에만 전념하는 것이다. 옳은 선택일까. 서울 인창고 임병욱 교장은 “지금 2등급이라고 해서 2년 뒤 수능에서도 2등급을 받으리란 보장이 없다. 서울 주요 대학에선 1학년 20%, 2학년 40%, 3학년 1학기 40%로 내신을 반영한다. 전체로 보면 고1 1학기가 차지하는 비중은 10% 남짓인데, 이를 망쳤다고 벌써 수시를 포기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충고했다.
더구나 ‘수시 모집 확대’ 분위기 속에서 지금의 수능은 더 이상 시대의 흐름과 맞지는 않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2021 수능의 영향력은 지금 수준을 유지하거나 더 줄어들 전망이다. 수시 수능 최저 학력 기준도 차츰 완화·폐지되고 수능 위주의 정시 비율도 30%까지 떨어져 수능의 위상이 달라졌다.
다만 수능에 주력하더라도 논술 등 다른 전형을 염두에 두고 학습하는 전략이 주효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인문 계열이라면 수능 모의평가 문제를 풀면서 국어 비문학과 사회탐구의 사회문화·경제 등 논술과 관련 깊은 과목을 집중해 공부하는 식으로 논술 준비를 함께하는 것이다.
특히 고1은 수능을 모의평가만으로 따로 떼어 생각하기보다 학교 교육과정인 내신과 연계해 바라봐야 한다. 학교마다 편성 운영에 차이가 있긴 하지만, 고2 때 배우는 수학 과목이 수능 출제 범위와 일치하는 점을 활용해 내신과 수능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도록 학습 전략을 짜는 식이다.
임 교장은 “1, 2학년 때 정시에 집중한다는 이유로 내신관리를 소홀히 하면 수업 관리 역시 제대로 되지 않고 그 시기에 필요한 학업 역량을 쌓는 것도 불가능해진다. 내신 관리와 수능 공부는 결코 다르지 않다”고 강조했다.



고1이 치르는 2021 수능이 궁금해!

수학 가형에서 <기하> 배제, 출제 패턴·문제 유형은 고3 6월에나 가늠
고1이 치르는 2021 수능의 출제 범위 중 현 수능에서 범위가 바뀌는 영역은 수학이다. 국어와 과학탐구는 개정된 교육과정과 수능 범위가 맞지 않아 논란이 됐지만 결국 현재의 수능 출제 범위로 확정됐다.
새 교육과정에서는 수학 교과의 <미적분Ⅰ>과 <미적분Ⅱ>가 <미적분>이라는 과목으로 통합됐다. 이 중 몇몇 개념과 단원들이 <수학Ⅰ>과 <수학Ⅱ> 과목으로 이동했다. 결론적으로 기존 수능의 출제 범위가 아니었던 다른 과목의 내용 중 <수학Ⅰ> <수학Ⅱ> <미적분> 과목으로 이동한 단원들은 모두 새롭게 추가되는 출제 범위가 된다.
이투스 입시평가연구소 김병진 소장은 “큰 틀에서 보면 수능 수학 가형의 학습 부담은 다소 줄었다고 볼 수 있다. <기하와 벡터>가 제외되면서 고난도 문항이 많은 이차곡선, 평면곡선의 접선, 벡터의 연산, 평면벡터의 성분과 내적, 평면운동, 공간도형, 공간좌표, 공간벡터 등의 내용이 빠지면 학습 부담은 조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다만 통합된 <미적분> 과목이 수능 출제 범위에 포함되면서 해당 과목의 문제 비중이 늘어날 수도 있다. 출제 범위가 줄었다고 해서 수능이 쉬워질 것이란 생각은 금물”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인문 계열 지원 학생이 선택하는 수학 나형은 2009 개정 교육과정 과목인 <미적분Ⅰ>의 ‘수열의 극한’ 영역이 빠진 대신 <미적분Ⅱ>의 ‘지수함수와 로그함수’ ‘삼각함수’가 포함됐다. 하지만 2009 개정 교육과정을 제외하면 직전 교육과정에서 인문 계열의 수능 출제 범위에 속한 내용이기 때문에 생각보다 학습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고1 학생이 수능 출제 범위를 따져 학습 전략을 짜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수능 수학 영역의 출제 경향과 패턴, 난도 등은 고3이 돼서야 알 수 있기 때문이다. 서울 배명고 강인환 교감은 “정확히 말하면 2020년 6월 혹은 9월 모의평가를 치러야 문항 수와 배점 등 고난도 문제 출제 범위를 파악할 수 있다. 따라서 지금 당장 수능 출제 범위에 맞는 학습 전략을 찾으려 하기보단 기본에 충실한 공부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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