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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66호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진학<진로 교육관 바뀐 캐나다 교민 사회



캐나다 이주는 아이를 위한 결정이었다. 살아보니 교육 환경은 만족스럽지만, 학교 교육은 생각만큼 이상적이지 않다. 현지인들보다 제한된 정보로 중·고교부터 대학 진로에 유리한 계획을 세우기가 쉽지 않다. 여기에 자녀와의 세대 차이와 문화 차이까지 있다. 특히 고교 졸업조차 선택 사항인 이곳에서 내 조언이 ‘잔소리’가 되지 않으려면 몇 배 더 조심해야 한다.


고교 졸업 안 하는 현지 학생 대학 졸업 포기하는 한국 학생
처음 캐나다에 왔을 때, 고등학교 졸업이 당연하지 않다는 점에 놀랐다. 성적이나 봉사시간 등 졸업 자격을 얻지 않고, 수업 시간만 이수한 ‘수료’ 상태로 학교 문을 나서는 학생 수가 상당했다. 이민자들이 어학 공부를 위해 평생교육원의 고교 과정에는 뒤늦은 대학 진학을 위해 수업을 듣는 캐나다 청년이 많다.
현지인과 달리 이민자 가정의 자녀들은 대부분 대학에 진학한다. 상당수가 가장 선호도가 높은 대학 혹은 의대나 법대 전공에 입학한다.
문제는 입학 후다. 적성을 고려하지 않은 진학은 1학년 때부터 혹독한 대가를 치른다. 캐나다에서는 대학 때부터 학습량이 몇배로 늘고 학점 경쟁이 치열해진다. 부모가 아닌 자신이 선택해야 하는 것도 늘어난다. 결국 번아웃 증후군이나 부적응으로 중도 탈락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명문대에 입학하고서 3년간 학기마다 3학점짜리 한 과목만 듣거나, 의대 과정 합격 후 부모님의 소원을 이뤄줬으니 이젠 내 길을 가겠다며 등록을 하지 않은 학생을 본 적이 있다. 다행히 이 둘은 현재 회계 분야에서 자리를 잡았는데, 과정이 흥미롭다.
첫 번째 학생은 회계사무실 보조로 일하다 회계사의 높은 수입과 밝은 전망에 흥미를 느껴 중위권 대학-미국 유명 대학원-유수 회계법인 입사를 담은 계획서를 부모에게 제출, 재정 지원을 요청했고 이후 계획대로 목표를 이뤘다. 두 번째 학생은 수학에 대한 흥미가 컸고, 자신이 좋아하는 여행과 병행 할 수 있는 직업을 얻고 싶다는 고민 끝에 같은 대학의 회계학으로 전공을 바꿔 현재 글로벌 기업에서 감리 업무를 맡고 있다.
두 사례는 부모가 아이의 결정을 존중하되 책임질 수 있도록 지원을 끊고, 스스로 세운 자립 계획을 존중하고 지원을 재개한 공통점이 있다.
이런 사례를 본 요즘 한인 부모는 현지 문화처럼 아이 스스로 자신의 흥미나 비전을 세울 수 있는 역량을 키워주는 것에 신경 쓴다.


사립학교, 무조건 좋지 않아
한인 사회의 문화가 달라지고 있지만, 중등교육까지는 여전히 교육열이 높다. 나 역시 마찬가지. 다만 살아보니 막연한 기대보다는 다양하고 정확한 교육 정보와 현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더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나는 갑작스러운 난민 유입 때문에 딸아이를 사립초등학교에 보냈다. 교육의 질을 고려한 선택이었는데 입학해보니 재정 문제로 공립보다 열악한 면이 있었다. 이민자나 유학생을 위한 예비 수업인 ESL 과정이 없어 딸은 입학 초기 적응에 어려움을 겼었다. 초등학교 1학년 말 학교 상담에서 농담을 건네도 표정이 없던 아이가 이제 웃기 시작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얼마나 속상했는지 모른다.
또 캐나다 학교에서는 저학년 때 공부 잘하는 아이보다 운동 실력이 좋고 적극적인 아이들이 우대받는다. 상대적으로 수줍음이 많은 아시아계 학생들이 학교생활에 자신감을 잃기 쉽다. 부모가 자녀의 생활이나 정신적인 부분에 더 많이 신경 써야 한다는 이야기다.
캐나다에서 중학교까지의 진로·진학 설계는 엄마의 정보가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초등학교 때는 많은 경험을 하고, 중학교 때는 이를 가지치기해 강점있는 분야를 특화해야 한다. 주민센터의 스포츠 교실이나 대학 교수의 청소년 멘토링 등을 알고, 참여하는 것은 엄마의 발품에 달려 있다. 하지만 고교에 진학하면 상황이 달라진다. 자녀 스스로 자신의 길을 찾도록 물러서야 한다. 자녀가 실패를 해도 받아들이고, 다른 길을 찾거나 이겨내도록 조언하고 격려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물론 실천은 어렵다. 달라지기 시작했지만, 입시가 가까워지면 엄마들의 발걸음은 과거에서 크게 멀어지지 못한다. 여전히 내 안에 남은 한국의 교육 문화 때문인지, 이민자와 동양인에 대한 보이지 않는 벽이 존재하는 이 사회 때문인지, 쉽게 답하기 어렵다. 외국의 학교 문화, 그리고 사회 환경까지 고려해야 하기에 외국에서의 진로·진학 지도는 더 어려운 것 같다.






1. 교육청 산하 국제교육부. 이민자나 유학생들이 자신의 언어로 현실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다.
2. 캐나다내 직업군과 장단점, 필요 학위, 연봉 등의 정보가 상세히 담긴 직업 사전. 학생들도 자주 활용한다.
3. 사회 진출이나 상급학교 진학을 위한 여러가지 캐리어 관련 서가.
4. 커뮤니센터나 도서관에 비치된 학생 활동 정보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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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2018년 07월 866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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