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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69호

입시부터 학교생활까지

재학생이 말하는 전국 단위 자사고

고교 선택 1순위는 일반고라지만, 전국 단위 자사고에 대한 관심은 여전히 뜨겁다. 특히 교과 성적이 전교권인 중학생과 그 학부모들에게 전국 단위 자사고는 ‘믿고 보내는 학교’로 통한다. 비슷한 성적대의 학생들이 많아 학업 분위기가 좋다는 믿음이 있고, 대입 실적도 두드러지기 때문. 전국 단위 자사고 진학을 목표로 하는 중학생들이 하나고와 상산고 재학생에게 궁금한 점을 질문했다. 입시 준비부터 학교생활까지, 두 재학생의 생생한 경험담을 전한다.
취재 정남순 리포터 emjns@naeil.com


자사고 학생이 말하는 자사고
고교 선택을 고민하는 중학생들의 질문에 전국 단위 자사고 1학년 학생들이 답했습니다. 다음 학기 준비에 고민이 많지만, 지난해 이맘 때 자신의 모습이 떠올라 더 알려주고 싶었대요. 경제와 심리에 대한 관심사를 고교에서 풀어보겠노라고 자기소개서에 이야기하듯 썼다는 소연 학생과 하루 동안 공부와 활동, 놀이로 쓸 시간까지 세세히 나누고 실행하는 습관이 기숙생활을 허투루 보내지 않는 비결이라는 재은 학생이 답변의 주인공들이었죠. 자사고 선배들의 솔직한 학교 이야기, 기사에서 확인하세요.
정남순 리포터





질문
허예원(서울 신도중 2학년) 우서현(청심국제중 2학년)
답변
이재은(상산고 1학년) 김소연(하나고 1학년


자사고 진학 준비

중학교 공부는 어떻게 했나요? 활동도 따로 관리했는지 궁금해요.
이재은(상산고 1학년, 이하 재은) 자사고에 가려면 내신 성적은 기본으로 갖춰야 한다. 내 경우 자유학기 이후부터 지필고사는 물론, 수행평가까지 성취도 A를 위해 노력했다. 친구들과 수학 자율동아리 활동을 했다. 다만, 고입에선 동아리 활동이나 독서량, 독서 분야는 큰 관련이 없는 듯하다. 면접에서 동아리 질문은 없었고, 독서 관련 질문은 느낀 점, 사회·윤리적인 측면에서의 개인 의견 등 읽은 내용을 확인하는 정도였다.

자기소개서 작성할 때 특별히 신경 쓴 점은?
김소연(하나고 1학년, 이하 소연) 간결하고 쉬운 문장으로 나에 대해 이야기하듯 썼다. 특히 경제와 환경 쪽에 관심을 갖고 활동했는데 그 내용과 소감을 풀어냈다. 예를 들어 가까운 거리에 있는 가게가 먼 곳에 있는 가게보다 아이스크림을 비싸게 판다면 사람들은 어떤 선택을 할지 조사한 내용, 자원 개발과 환경 정책을 조정하는 컨설턴트의 역할을 고민한 내용을 담았다.

면접은 따로 대비했나요?
재은 자신 있게 대답하는 연습을 했다. 경험에 비추어 보면 면접에 정해진 답은 없는 것 같다. 특히 고입 면접에서는 질문에 대해 경험을 솔직하게 전하거나 논리정연하게 의견을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인상을 받았다. 면접 전 중학교 생활이나 관심사를 한번 정리하고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해보길 권한다.


자사고는 이렇게 공부한다

공부 시간은 중학교 때보다 얼마나 많아졌나요?
재은 상산고는 다른 학교에 비해 수학 교과 진도가 2배 정도 빠른 편이다. 내용을 소화하려면 수학 공부에 많은 시간을 쏟을 수밖에 없다. 야간자율학습 시간을 활용한다. 3시간 정도는 수학 공부에 쓰는 식이다. 또 기숙사에서도 1시간 반 정도 자율학습을 할 수 있어 이때도 다른 교과를 학습한다. 이래저래 따지면 중학교보다 하루 평균 5~6시간 정도 더 공부하는 것 같다.
소연 평일 기준으로 공부 시간은 비슷하다. 하나고는 기숙사에서 1시 이전에 자야 해서 공부 시간을 늘리기 어렵다. 대신 스스로 공부하는 시간은 압도적으로 많아졌다. 예전에는 주말이면 가족과 외식을 하거나 친구와 만나며 휴식을 취했지만, 요즘은 토요일에도 학교 일과에 맞춰 오전 6시 40분부터 오후 11시까지 계속 공부한다. 주말 자습은 자율이지만 주말을 주중처럼 쓰는 것이 습관이 됐다. 사실 기숙사로 돌아오면 피곤하지만, 뿌듯하다.

안정권에 들려면 수·과학 선행학습이 필수라던데 사실인가요?
재은 상당수 친구들이 입학전 수능과 교과 수학의 전 범위를 학습했다고 한다. 미리 배워두면 교과 진도를 나갈 때 이해가 좀 더 빠르고, 심화수준의 실력이 뒷받침 되면 공부하기가 수월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선행을 많이 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학교 특성상 난도 높은 문제나 심화 과정을 자주 접하는데, 원리까지 깊고 제대로 알아야 해결할 수 있다. 선행을 많이 나가면 아무래도 깊이가 얕아서 오히려 헤맨다. 실제 선행을 많이 한 친구보다 제대로 알고 푸는 친구들이 상위권에 많다. 단, 선행 자체가 필요없다는 의미는 아니다. 겉핥기 식의 선행이 무의미하다는 이야기다.
소연 솔직히 수학과 과학은 많이 공부할수록 유용하다고 생각한다. 상위 학년 과정을 미리 배워두면 고난도 문제를 해결하기가 더 쉽다. 또 다른 과목 공부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수업이 많이 어렵나요?
재은 수업이 중학교에 비해 어렵지는 않다. 하지만 우수한 친구들이 대부분이라 수업 진행 속도가 매우 빠르다. 수업 내용을 소화하면서, 과제와 활동을 병행해야 한다. 공부를 효율적으로 해야 한다는 긴장감이 있다.
소연 일반고 수업과 직접 비교하기 힘들다. 배우는 과목과 내용이 다르다. 예를 들어 하나고는 <한국사> <통합사회> <영어> <영미문학> <국어> <수학> 등의 수업에서 교과서를 잘 사용하지 않는다. 선생님이 준비한 여러 참고 자료나 학생들의 프로젝트 자료가 교재가 된다. 발표·토론·연구·실험 등 수업 형태가 다양하고, 학생들이 직접 참여해야 하는 수업이 많다. 배울 때 원리를 자세히 설명해주고, 스스로 생각하고 써보도록 유도하는 것도 특징이다. 생각하고 표현하는 힘을 길러주는 느낌이다. 공부는 쉽지 않지만 수업 자체는 흥미롭다.


자사고 학교 생활

기숙사 생활은 어떤가?
재은 상산고는 기숙 생활이 의무는 아니지만 집이 서울이라 기숙 생활 중이다. 하루 종일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들과 함께 있으니 즐겁다. 취향이 비슷한 친구와 영화관을 가거나 서로의 고민을 나누면서 더 돈독한 사이가 됐다. 다만 내내 학교에 있어 공부하지 않을 때도 공부를 해야 할 것 같거나 공부하는 느낌이 들어 힘들고 피곤한 경우가 있다.
소연 처음에는 집을 벗어나 좋은 시설에서 공부하고 생활하니 좋았다. 그런데 점점 학교가 좁아 보인다. 그만큼 학교에 적응해간다는 의미다. 친구들과는 갈등 없이 잘 지낸다. 단, 학기 초 원하는 동아리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친구 간에도 치열해 힘들었다.

학업 경쟁이 심하거나 친구 관계 등에서 갈등은 없나요?
재은 모두 잘하는 학생이니 경쟁이 심하다. 하지만 3년을 함께할 선의의 경쟁자이자 동료다. 전우애와 비슷한 연대의식이 있어 갈등이 생겨도 대화로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
소연 외로워할 시간도, 친구들과 갈등할 시간도 없다. 물론 기숙사에서 다른 사람과 한 방을 쓰니 이따금 생활 방식이 달라 힘들 때도 있다. 하지만 그런 걸 하나하나 신경 쓰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아 저 친구는 저렇구나’ 하고 넘어가야 한다. 학업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이 받는다. 밤에 옆자리에서 공부하는 친구 보고 ‘나도 해야 하나’하는 생각 때문에 잠 못 드는 친구부터 면학실 옆자리 친구를 보며 자괴감을 느끼는 친구도 있다. 다행히 내 경우는 그런 압박이 공부의 동기가 된다.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나 시간 관리 능력이 있는 학생이라면 자사고 교육 방식과 잘 맞는다. 공부 분위기가 잘 형성돼 있고 각자의 역량이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프로그램이 많다.”


후배에게 하고 싶은 말

다니고 있는 학교에서 가장 만족하는 점은?
재은 상산고에는 특별한 프로그램이 많다. 이틀 동안 진행되는 체육대회, 관심 있는 사회 분야를 탐구하는 학술제, 포항공대 총장 등 사회적으로 널리 알려진 명사를 초청한 진로탐색 특강이 대표적이다. 특히 일주일에 두 번, 90분간 주어지는 점심시간을 이용해서 스스로 자유롭게 과제연구나 관심 분야를 탐구하고 기록하는 프로그램(SSEP)이 만족스럽다.
소연 먼저 1인 2기를 꼽을 수 있다. 입학생은 누구나 졸업 때까지 2개의 악기를 익혀야 한다. 3년간 일주일에 5시간 동안 음악과 미술, 체육수업을 하는 고등학교가 또 있을까. 선생님의 남다른 애정도 자랑거리다. 부모님처럼 기숙사 생활을 돌봐주고, 학습이나 활동에 조언을 아끼지 않으신다. 대입을 생각하면 공부를 정말 잘해야 하지만, 공부만 잘하라고 강요하는 학교는 아니라서 즐겁게 다니고 있다.

어떤 중학생에게 자사고를 추천하나?
소연 도전할 목표가 분명하다면 자사고 진학을 추천하고 싶다. 특히 스스로 공부하는 습관이 갖춰져 있다면 자사고 교육 방식과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좋은 분위기가 형성돼 있고 각자의 역량이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주는 프로그램과 기회가 많기 때문이다.
재은 우리 학교는 시간 관리 능력이 있는 학생에게 잘 맞는다고 생각한다. 학생이 자유롭게 쓰는 시간이 많아, 스스로 계획하고 진행하는 의지나 능력이 부족하다면 자칫 절제력을 잃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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