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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69호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국제학교, 대학 설명회보다 선배 경험담이 더 유용



지금 살고 있는 건물 위층에 작은아이와 같은 학교에 재학 중인 두 딸을 둔 한국 가정이 있다. 이따금 엘리베이터 안에서 마주칠 때 이런저런 질문을 할 때가 많다. 특히 진로를 어떻게 정했는지, 대입을 어떻게 준비하는지 궁금증이 크다. 국제학교에는 다양한 국가·인종의 학생이 모이다 보니, 한국 학생에겐 아무래도 선배들의 경험이 가장 유용한 정보가 되기 때문. 물론 학교에서 제공하는 다양한 설명회와 수차례의 전문 상담도 도움이 된다. 하지만 선배들의 살아 있는 정보는 이국 땅이라 더 고민이 큰 자녀의 진로·진학에 길잡이가 되어준다.


어딘가 아쉬운 학교 진학 지도
말레이시아 국제학교에서 진로·진학 정보를 얻을 기회는 많다. 큰아이 학교에서는 1년에 한 번 정도 고등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대입 설명회를 연다. 재학생들의 대학 진학률이 높은 미국이나 캐나다, 호주 등 몇몇 나라 위주로, 대학 지원 시 고등학교 과정에서 이수해야 할 과목이나 준비해야 할 서류 등을 간략히 설명해준다.
다만, ‘디테일’이 조금 부족하다. 해당 나라 대학의 보편적인 입학 준비 사항에 초점이 맞춰져 있어 현실적인 도움을 받기 어렵다. 대학 관계자가 학교에 와서 설명회나 입학 상담을 제공할 때도 있지만 지명도가 낮은 학교가 대다수라 호응이 낮다.
그나마 도움이 되는 것은 학기마다 공식적으로 한두 차례 실시하는 학부모와 각 교과 담당 교사와의 상담이다. 성적을 주요 자료로 삼아 학부모와 면담한다. 예를 들어 ‘영어나 제2 외국어는 어휘·문법이 부족하나 이야기 구성력이 뛰어나다’는 식으로 상담을 해줘 취약점과 강점을 파악할 수 있다. 이후 학습을 보완하고 진로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아이의 교과 학습 성향은 대입을 준비할 때 매우 중요한 기준이다. 해외에서, 그것도 국제학교를 다니다 보니 진학의 폭이 매우 넓다. 그래서 선택이 더 어렵다. 주변 선배 엄마들은 해외 대학은 단과대학에 따라 고교 과정에서 반드시 이수해야 하는 과목이 달라, 흥미 있는 분야나 과목을 빨리 찾을수록 대학 진학을 위한 로드맵 작성 시 시행착오를 최소화 할 수 있다고 한다. 실제 큰아이는 뚜렷한 장래희망이 없어 진로에 대한고민이 컸는데, 교내 상담에 꾸준히 참여하면서 비교적 수월하게 고교 계열을 선택했다. 아이는 어학 과목이 상대적으로 취약하고 수학·과학에 흥미가 커 자연 계열 진학을 결정했고, 오는 8월 새 학년에 들을 강의도 자연 계열 과목에 치중해 시간표를 짰다.


외국이라 더 큰 진로·진학 고민
외국에서 자녀를 키우면 중·고교를 선택하는 것도 일이다. 앞서 말한 대로 선택지가 너무 많기 때문. 한국 학생이나 학부모가 선호하는 학교를 택하기도 하나, 대입을 고려해 커리큘럼을 비교한 후 진학하는 경우도 많다. 역사가 오래된 학교를 선호하는 경향도 강하다. 둘째 아이가 재학 중인 학교는 학부모들 사이에서 타 학교에 비해 장학금 제도나 기숙사 시설, 교사의 자질 등이 좋다는 평가를 받지만 실제 진학은 주저하는 이가 많다. 신설 학교이기 때문이다.
내 주변의 학부모들은 이 모든 기준보다 자녀의 성격이나 성향과 잘 맞는 학교를 최우선으로 찾는 것 같다. 그 어떤 진로·진학 설계도, 아이들과 맞아야 하기 때문이다. 타국에서 여러 인종과 함께 학교를 다니는 일은 아이들에게도 쉽지 않다. 같은 이유로 학교 선택 이상으로 동기를 찾아주려 애쓰는 학부모들이 많다.
내 경우 여행을 활용했다. 2년 전 학년말 방학 때 호주를 여행하며 도시를 대표하는 대학을 찾았다. 밤샘 비행 후 도착한 첫 도시, 대학 캠퍼스에서 큰 아이는 학교 게시판을 꼼꼼히 읽어보며 쉴 새 없이 두리번거렸다. 크리스마스 시즌이라 사람이 없는 학교에 놀란 나와 달리, 처음 대학을 밟고 다양한 단과대학을 만난 아이로서는 즐거운 경험이었던 모양이다. 큰 영향을 미치긴 어렵겠지만, 직접 부딪쳐 경험해보면서 미래에 자신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느껴보길 바랐다.

어느 곳에 살든, 청소년들에게 미래는 큰 고민이다. 부모 역시 입시나 진로 설계에 어떻게 도움을 줘야 할지 전전긍긍한다. 다른 나라에서 학교를 다니기에, 국제학교에서 공부하기에 더 많은 경험을 하는 것 같아 부럽다는 이들도 있다. 하지만 선택의 폭이 넓고, 그만큼 고민의 폭도 크다는 점을 알아주면 좋겠다. 또 아이는 현지에서 학교를 다니지만, 나나 남편은 한국에서 나고 자란 한국 학부모다. 아이가 시험에서 ‘B’를 받아오면 다음 시험에서는 ‘A’를 받아오라고 잔소리하는 평범한 사람들이다. 때문에 현지 문화에 익숙한 아이와 갈등이 생길 수도 있다. 한국보다 양적·질적으로 부족한 입시나 진로에 대한 정보를 발품 팔아 얻는 엄마의 역할도 버겁다. 아이의 미래를 고민하고 결정하는 것, 어디서나 어려운 일 같다.






1. 큰아이 학교의 졸업생들. 올해 5월에 졸업했다. 꿈을 향한 또 다른 출발점에 서 있다.
2. 대학 설명회에서 나눠준 대학 홍보 책자들. 각 대학 준비 과정에 대해 상세히 설명하고 있다.
3. 큰아이의 다음 학년 수업 과목표. 학교에서 지정해 준 필수 과목과 선택 과목으로 나누어져 있다.
4. 호주 여행의 첫 도시였던 멜번의 근교 해변에서 즐거워 하는 작은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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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2018년 07월 8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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