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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78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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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인보다 차갑다? 캐나다 동포의 변



이민자는 혈액형이 바뀐다는 말이 있다. 이민 생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말이지만 ‘한국인’ 같지 않은 차가운 이민자에 대한 섭섭함을 담고 있기도 하다. 실제 캐나다 한인들은 유학이나 이민 관련 사업을 하지 않는 이상, 가까워지려고 하지 않는다. 한 민족의 정으로 호의를 보였다 도리어 불이익을 당한 경험이 한 번씩은 있기 때문. 현지 정보를 얻기 어려워 유학생이나 이민자 가정에 도움을 구하고 싶은 마음은 충분히 이해한다. 하지만 이민자들은 낯선 땅에서 생존을 위한 사투를 벌이고 있으며, 타인에게 선의를 보일 수 있지만 희생까지는 쉽지 않다는 점을 알아줬으면 한다.


이민자가 현지인보다 더 냉소적인 이유
캐나다는 한국인이 많이 이주하는 나라 중 하나다. 하지만 현지에 먼저 정착한 한국인은 신규 이민자에게 그다지 호의적이지 않다. 나 역시 이 때문에 서운하거나 당황했지만 지금의 내 모습은 그때 이민자들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
굳이 변명하자면 이유는 이렇다. 일단 새로운 이민자와 유학생을 돕는 일은 많은 교포들의 생계 수단이다. 그 일을 하지 않는 이민 가정은 함부로 침범하지 않는다. 또 캐나다에서 10년 이상 살았거나 청소년기를 보낸 이들은 캐나다의 독립적인 사고방식에 익숙하다. 특히 한인 청소년들은 어려움이 있을 때 울어버리거나 무조건 도와주길 바라는 유학생들을 잘 이해하지 못하고 불편해한다.
마지막으로 초기 정착자나 아이 홀로 조기 유학을 보낸 부모에게 캐나다의 문화나 법 등에 대해 주의를 줘도 이해하지 못하거나 무시하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그 이유로 발생한 문제 상황에 대해 현지인에게 책임을 요구한다는 것.
일례로 내가 아는 한 이민자 가정의 아이는 조기 유학생과 공놀이를 하다 폭행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갑자기 쓰러진 아이의 병원비가 부담스러웠던 유학생 부모와 고객을 잃을까 걱정됐던 홈스테이 가정 부모의 허위 진술 때문이었다. 캐나다는 병원비가 비싸다. 응급실 기본 진료비가 1천 달러를 훌쩍 넘어 의료 행위를 받으면 깜짝할 새 몇 만 달러의 비용을 내야 한다. 홈스테이 가정에서 “같이 놀던 아이가 일부러 공을 던져 쓰러지게 했다”고 진술하라며 유학생 부모에게 조언했고, 그 결과 부탁을 받아 선의로 어울린 이민 가정의 아이가 폭력 학생으로 몰리고 병원비까지 지불하라는 분쟁에 휩싸였다.
다행히 조사 과정에서 유학생이 지병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났고, 머리에 공을 맞은 흔적이 없어 해프닝으로 끝났다. 하지만 이 사건은 현지 한인들에겐 여전히 상처로 남아있다.


유학 중요하다면서 왜 타인에게 의존할까
조기 유학에 대한 질문도 많이 받는다. 비용이 적절한지부터 좋은 학교는 어디인지까지. 하지만 답하기 까다롭다. 우선 비용은 일부 업체가 과잉 청구하기도 하지만 무조건 맡겨버리는 측의 잘못도 있다고 생각한다.
학교를 결정할 때 ‘BC School kanking’만 검색하면 판단의 근거가 될 자료를 얻을 수 있다. 영어 실력은 ESL 과정이 필요 없는 정도이고 높은 수준의 수업을 원한다면 학력이 높은 사립학교를, 긴 시간을 두고 문화에 익숙해지게 하고 싶다면 공립학교를 선택하고, 머물 지역을 정해 유학원에 구체적인 정보를 요구하면 훨씬 더 효과적인 유학을 설계할 수 있다.
단기간에 영어실력을 높이려고 한국인이 없는 곳을 찾는 건 위험한 발상이다. 현지인들만 사는 곳은 대마초나 개방적 성문화 때문에 곤혹을 치르는 경우가 있다. 어차피 학교에서는 규율상 영어로만 말해야 한다. 잘 정착한 한국인 친구가 함께해준다면 정서적으로도 적응이 좀 더 수월하다.
무엇보다 유학 시기는 최대한 빠를수록, 철저히 준비될수록, 머무르는 기간이 길수록, 가족과 함께일수록 좋다. 부모가 생계를 위해 일에만 몰두하다 아이를 방치할 경우 이민의 의미가 약화된다. 아이의 영어에만 의존하다 무시당하는 부모가 될 수도 있다. 한국어 교육에 소홀해 가족 간 소통이 단절되고, 긴 시간 아빠와 떨어져 살다 다시 살게 되면 문화적 갈등이 발생하는 경우도 많다.

자연환경이 쾌적하고, 경쟁이 덜하고, 영어권 나라라는 이유로 캐나다를 선망하는 이가 많다. 정착했을 때 소수 민족이나 한인을 대표할 기회가 많고, 1.5세대나 2세대들은 한국과 캐나다의 장점을 조합해 학업과 활동에서 현지인보다 뛰어난 성과를 내기도 한다. 하지만 이를 위해서는 학생과 부모의 부단한 준비와 노력이 필요하다. 방과 후에 지역 도서관에서 한국 문제집을 가지고 공부하는 유학생들과 비가 내려도 야외 스포츠 활동이 당연한 현지인 사이, 보이지 않는 문화의 벽이 있다. 명문대를 최고 성적으로 졸업하고도 현지에서 자리잡지 못하는 2세가 의외로 많다는 점을 유학이나 이민을 고민할 때 고려하면 좋겠다.







1. 빗속에서도 매일 30분 이상 야외 활동을 즐기는 캐나다 아이들.
2. 캐나다 유학을 고민할 때 각 주의 BC School kanking을 참고하면 학교 선택에 도움이 된다.
3. 캐나다의 진료비는 비싸다. 한국에서 가입한 보험은 한국 내에선 1억 원까지 보상돼도 캐나다 현지에선 1만 달러가 최대 한도인 경우도 있다. 유학이나 연수 전 확인이 필요하다.
4. 밴쿠버 이민자나 유학생이 주로 이용하는 사이트. 현지 정보를 알 수 있어 유용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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