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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81호

GLOBAL EDU 유학생 해외통신원

의학부 인기 최고, 일본은 역시 애니메이션 강국



나의 어렸을 적 꿈은 의사였다. 어머니는 나를 낳으신 후 면역력이 저하돼 류마티스와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앓으셨고, 매일 약을 드시는 모습을 보며 의사가 돼서 병을 고치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중학교 때 과학 관련 캠프에서 개구리를 해부하면서 의사는 내 길이 아님을 깨달았다. 적성이 아니었기에 꿈을 접었지만 일본의 수능인 센터 시험에서 지방 의학부를 노려볼 만한 성적이 나왔을 때는 원서를 내기 직전까지 고민했다. 한국도 마찬가지지만 현재 일본에서는 의학부의 인기가 뜨겁다.


일본도 한국만큼 의학부 인기 높아
현재 일본 대학은 의학부 정원을 늘리는 추세지만 지원자가 많고, 입시 난도도 높아 의학부 진학을 위해서는 삼수, 사수가 당연시되는 분위기다. 이런 분위기가 형성된 데는 두 가지 요인이 존재한다. 첫째 의대, 의사라는 직업은 절대적 안정성이 보장된다는 것이다. 다른 직업들은 취업 후 개인의 능력과 노력에 따라 보수나 사회적 지위가 달라질 수 있지만 의사는 그런 측면에서 굉장히 안정적이다.
또한 변호사나 관료 등은 대학에 입학해도 어려운 국가시험에 합격해야 하지만 의대는 의사 국가시험 합격률이 90%에 달해 위험 부담이 적다. 물론 의학부의 수업이나 의사 국가시험도 어렵지만 사법시험 등의 국가시험 합격률이 24% 정도인 걸 감안하면 상당히 매력적이다. 따라서 경기가 좋지 않거나 취업률이 하락할 때면 의학부 선호도는 더 높아진다.
둘째는 로컬, 즉 자신의 지역에 정착이 가능하다는 점이다. 한국은 서울 소재 대학, 특정 대학을 대다수 수험생이 희망하지만 일본은 애초에 인기 있는 유명 대학이 전국에 고루 분포돼 있어 특정 지역에 학생이 몰리는 현상은 없다. 또한 일본의 지방 출신 고등학생과 수험생은 도시로의 진학이나 이주를 원하지 않고 자신의 지역에서 정착하고 싶어하는 경향이 크다. 그런 환경에서 의사라는 직업은 학업 역량이 높은 학생에게 최고의 선택지가 되는 것이다


일본 하면 만화, 일본 문화를 반영한 만화학부
일본은 미국과 함께 가장 거대한 애니메이션 시장을 형성한다. 1920년 전후에 <도쿄아사히신문>에 연재되며 대중적 인기를 얻기 시작한 만화는 1950년대와 1960년대에 걸쳐 데즈카 오사무의 <철완 아톰> 등이 큰 인기를 얻으면서 시장이 확장됐다. 일본의 만화 시장은 1차 오일 쇼크 등으로 출판 업계가 불황을 맞은 당시에도 흑자를 유지할 정도로 입지가 탄탄했다. 만화, 애니메이션 관련 전공이 대학에 많이 개설되면서 성장해나갔다.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만화 관련 학부는 교토정화대의 만화학부다. 이 대학은 만화가를 꿈꾸는 학생들을 체계적이고 독창적으로 육성한다고 정평이 나 있는데 교수진이 유명한 만화 작가인 것은 물론이고, 학생 시절부터 편집 담당자가 관리하는 학생들이 많을 정도로 사회에서 인정받고 있다.
전공도 스토리 만화 코스, 애니메이션 코스, 캐릭터 디자인 코스, 카툰 코스, 신세대 만화코스 중에서 학생이 선택한다. 대학의 만화학부에 대한 지원도 많고, 교수진이 학생 개개인이 그린 만화에 대해 기술뿐 아니라 독창성에 대해서도 매일 조언해줘 전공에 대한 만족도가 높다. 학생의 다양한 진로를 보장하기 위해 디자인·게임·애니메이션 제작 회사와의 관계도 긴밀하게 유지하고 있어 졸업 전 취업에 성공하는 학생들이 많다. 교토 지역에는 유명 게임 회사인 ‘닌텐도’ 본사를 비롯한 서브컬쳐 관련 회사가 많은 것도 일본 애니매이션 관련 학과의 선호도와 경쟁률을 높이는 이유다.


떠오르는 와카야마의 다크호스, 관광학부
일본도 관광 산업이 발달하면서 관광학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추세다.
실제 와카야마 지역에는 어드벤처 월드, 시라하마, 금강봉사를 비롯해 다양한 관광지가 있어 와카야마현 수입의 큰 부분을 관광 산업이 차지할 정도이며 전망도 밝다.
기존에는 전문대학이나 2년제 단기대학에서 관광학부를 주로 설립했다면 2008년 국립와카야마대에 관광학부가 설립되면서 더 이상 저학력 전공이 아니라는 메시지를 전달했다. 전문대학이나 2년제 단기대학의 전공인 호텔 경영이나 조리와는 차별을 둔 것도 관광학부에 대한 수험생의 선호도가 높아진 이유였다.






1. 어린 시절 의사를 꿈꿨다. 사실 이걸 쓴 기억은 나지 않는다.
2. 교토에 위치한 닌텐도 본사다. 건물 모습만으로는 게임 회사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다.
3. 와카야마의 가장 유명한 관광지인 시라하마. 바다를 보면서 노천을 즐길 수 있는 시라하마 온천이 일품이다.
4. 데즈카 오사무의 가장 유명한 작품, <철완 아톰>의 원화.
이 시대에 이런 표현력을 가진 작가가 있었다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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