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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칼럼

885호

GLOBAL EDU 학부모 해외통신원

국제학교 지원 전 학제와 대입의 상관관계 알아야



말레이시아는 조기 유학을 고민하는 한국 학부모들이 관심을 두는 나라 중 하나다. 특히 페낭은 수도만큼은 아니지만 도시 인프라가 잘 갖춰져 있고 중국계 말레이시아인이 주류라 학교를 잘 선택하면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울 수 있어 인기가 높다. 하지만 다양한 학교에 대한 정보를 얻기 어렵고, 또 현지 문화를 마주하고 적응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페낭 조기 유학, 학교 정보 파악 중요해
최근 말레이시아 페낭에 대한 한국 학부모의 관심이 높다. 한국 유학생들도 해마다 늘고 있으며, 더불어 한국 마트, 한국 식당도 많아져 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이런 관심은 영어와 중국어를 함께 배울 수 있다는 장점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많은 학부모들이 현지의 다양한 학교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시행착오를 겪는 것 같아 안타깝다.
우선 현지 초등학교에서는 외국인 입학 허가가 갈수록 까다로워지고 있다. 반면 사립 중·고교의 문턱은 낮다. 부모나 아이의 비자도 크게 신경 쓸 필요가 없을 정도다. 또 일부 사립학교는 일반 과정외 외국인 학생들을 위해 국제반이나 국제학교 커리큘럼과 똑같은 IGCSE 학급을 운영한다. 수업료도 국제학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저렴하다.
여러 국적의 학생이 모이는 국제학교에 보내고 싶다면, 본교가 어디인지 파악할 필요가 있다. 영국계와 미국계 학교의 학제가 다르기 때문. 영국계는 11학년 3학기제, 미국계는 12학년 2학기제로 1년 차이가 난다. 대신 영국계는 11학년 3학기 이후 1년 6개월에서 2년간의 A레벨 코스를 이수할 수 있다. 선호도가 높은 해외 유명 대학은 A레벨에서 우수한 성적을 얻으면 진학하기 수월하다.
또 한국 대학은 12년 학제 수료를 기준으로 한다. 이를 염두에 두고 대학 진학 등 장기적인 계획을 자녀와 상의해 학교를 선택해야 한다.


알라·부처·시바 신을 모두 만나는 곳
다민족 다문화의 다채로움은 거꾸로 말하면 예상하지 못한 문화 충돌도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우리 가족은 지금 사는 곳에 이사 온 첫날, 새벽 소음에 잠을 깼다. 소음의 정체는 이슬람 기도문. 이슬람교는 하루 5번, 정해진 시간에 기도를 하는데 사원이나 기도원에서 기도문을 확성기로 주변에 전파한다.
잠귀가 밝거나 소음에 민감하다면 정착할 때 피해야 한다. 상점에서는 할랄푸드부터 소고기와 돼지고기까지 다 취급하지만 매장직원이 이슬람교도라면 돼지고기를 만지지 않으려고 해 고객이 직접 포장을 펴 바코드를 보여주고 계산해야 한다. 한국 같으면 항의할 상황인데, 이곳은 서로가 이해하고 배려해주는 분위기다.
하지만 우리 가족이 끝내 포용하지 못한 문화가 하나 있다. 힌두교의 ‘타이푸삼’ 축제다.
매년 2월, 2~3일에 걸쳐 진행되는데 말레이시아에 거주하는 인도인들이 한 장소에 모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 규모도 크고화려하게 치러진다. 쿠알라룸푸르에서 열리는 타이푸삼은 세계에서 관광객이 몰려올 정도로 유명하고, 페낭의 타이푸삼도 규모가 꽤 커 말레이시아 본토에서 수많은 인도인들이 모여든다. 보통 전야제가 열리는 날부터 차량을 통제하고, 길가에 많은 천막들을 세워 여러 가지 기념품과 음식을 판매하며, 힌두교의 신들을 모시는 제단을 만들어 놓는다. 기념품과 제단만 아니면, 한국의 대규모 행사와 별다르지 않다. 하지만 참여하는 사람들의 모습은 충격적이다.
힌두교는 인도에서 태생한 종교로 업과 윤회를 믿는데, 교인들은 고행을 자처해 잘못을 돌아보는 풍습이 있다. 특히 타이푸삼에서는 자신의 등이나 가슴, 혀, 뺨 등에 쇠꼬챙이와 쇠갈고리를 꿰고 ‘카바리’라는 커다랗고 화려하게 장식이 된 짐을 짊어진 채 음악에 맞춰 춤을 추면서 산중턱에 있는 힌두사원까지 행진한다. 당사자들의 표정은 행복해 보이지만 보는 것만으로도 신체적 고통이 느껴지는 데다, 어린아이들도 함께하는 모습을 보면 안타까움이 크다. 결국 우리 가족은 타이푸삼을 두 번 다시 찾지 않았다.


최근 페낭은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바뀌고 있다. 푸르른 산을 깎아 도로를 건설하고 앞 바다를 메워 육지로 만드는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며 콘도를 세우는 기중기의 소리가 끊임없이 들린다. 천혜의 관광자원과 특유의 교육 환경에 대한 수요가 늘어 변화가 빨라졌다는 생각이다. 페낭의 산과 바다를 사랑하는 나로서 씁쓸한 기분이 들지만, 학부모로서 지금의 상황을 솔직히 전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특히 국제적인 역량을 키워주기 위해 해외에서의 교육을 결심했다면, ‘가면 다 된다’는 안이한 마음은 버려야 한다. 현지 문화와 교육 환경, 대학 이후까지의 진학·진로 계획까지 진지하게 제대로 고민해보고 와야 시행착오를 줄일 수 있다.






1. 타이푸삼에 참여한 힌두교 고행자의 모습. 통나무를 짊어진 사람들은 등에 갈고리를 꿴 줄을 서로 연결해 행진한다.
2. 말레이시아의 서민들이 거주하는 주택단지. 흰색 건물은 이슬람 사원으로 외벽에 매달려 있는 확성기에서 때마다 기도 소리가 울려 퍼진다.
3. 절과 힌두교 사원이 나란히 자리한 모습이 색다르다.
4. 국제학교 교정에서 친구들과 즐거운 한때를 보내고 있는 큰아이. 페낭에는 다양한 학교가 있지만, 자녀의 성향과 장래를 고려해 선택해야 시행착오가 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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